박춘엽, 붕어 없는 붕어빵 왜 파나?

[취재후기] 엉뚱한 발상, 오인받기 충분

이재수 승인 2021.07.01 14:26 의견 0

▲숲속 작은 도서관

계룡시의회 박춘엽 의원이 제152회 계룡시의회 정례회 행정사무감사시(25일) 계룡시공공시설사업소에서 공설운동장 뒤편에 조성한 '숲속 작은 도서관' 에 대해 이용하는 시민들이 저조하다며 사업추진 부실을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박 의원은 '숲속 작은 도서관'  명칭에 대해 '도서관이 아닌데 도서관이라고 하면 맞지 않다'라고 주장했다.[동영상]

여기서 박춘엽 의원이 문화사업을 어떻게 접근하는 가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박 의원은 숲속 작은 '도서관'이라는 명칭은 맞지 않다며 '책  나눔 쉼터'라고 해야 한다고 자신이 직접 사업명을 작명하여 제시했다.

'숲속 작은 도서관'이 도서관법에 의해 설립된 도서관이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숲속 작은 도서관은 도서관의 추진사업 명칭 중 하나다. 흔한 사업명 중 하나 인데, 사업완료 후에 사업명을 바꾸라고 하는 억지나 다름 없다.

박 의원이 문화사업에 대해 얼마나 획일적이고 경직된 사고를 갖고 있는지 본인 스스로 판단하고 점검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예를 들어, 극단 '연극발전소'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그룹에서 공연을 했는데, "왜 극단 이름이 발전기도 없으면서 그룹명을 발전소라고 했냐?"라고 연극내용까지 흠잡으면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음악작품 중에서  '예술방아간'라는 제목의 작품이 있는데, 작품 내용에 방아간이 안나오는데 왜 방아간이라고 제목을 붙였냐고 억지를 부리는 것과 별반 차이 없다.

기존의 행정용어나 기관이름을 사업 특징에 맞게 응용하는 일은 흔하다. 전문가들은 시의원 본인이 경험해보지 못한 문화사업이거나 간접체험조차 하지 못한 입장에서 하는 소리라고 업신 여길 소지가 크다.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움직이는 미술관'이라는 사업을 추진한 적이 있다. '움직이는 미술관은 대형 버스에 미술품을 싣고 미술관이 없는 지역으로 찾아가 작품을 전시하는 전시사업명 중 하나다. 이러한 문화사업명에 대해 "작품싣고 다니는 버스를 왜 미술관이라고 이름을 붙였냐?"라고 신경질 부리는 일과 다를 바 없다.

더 흔한 예로, 붕어빵에 붕어도 없는데 왜 붕어라고 하느냐라고 신경질 부리면서 빵값을 내지 않으려는 고약한 놀부 심보로 비춰질 수도 있다.

계룡시공공시설사업소에서 진행한 사업중 '숲속 작은 도서관'은 책을 좋아하는 시민들에게 호응을 얻은 사업이다. 박 의원은 숲속 작은 도서관에 이용자가 없다고 주장하면서 슬그머니 자신이 작명한 사업명을 사업완료 이후에 적용시키려는 엉뚱한 발상으로 오인받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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