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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일병과 아주까리 (1)
[잡글] 연재/글 이재숲
기사입력 2018-11-03 오후 9:05:00 | 최종수정 2018-11-08 오전 11:20:16        

1988년 늦가을


소대원 30명은 부대 철조망 넘어 농가의 가을걷이를 도와주고 있었다. 힘쎈 군인이라고 해도 농삿일은 힘든 노동이다. 부대에서 대민봉사는 철조망 안 막사에서 생활하는 사병들에게 열외없는 야유회나 마찬가지다. 농가 인심에서 나오는 걸쭉한 막걸리와 푹 삶은 돼지고기를 맛볼 수 있다. 고향에서 농사짓는 부모님 때문에 요령 피우지 못하는 사역으로 성실하게 도와주고 칭찬받는 일이기도 하다.

휴식시간이었다. 김 일병은 밭고랑에 걸터앉아 먼 고향을 그렸다. 앞마당에는 멍석 위에 말리고 있는 고추, 처마에 오차 없는 간격을 유지하고 있는 시래기, 짚으로 묶은 못생긴 메주가 주렁주렁 걸려 있는 대청마루 벽면, 입대 전까지 데리고 다니던 잡종 누렁이 표정도 머리 속에 그려졌다.

휴식을 취하며 먼 산을 바라보기도 하고, 지나는 새떼의 비행선을 따라 시선을 돌려보기도 했다. 김 일병은 이리저리 농촌 지형을 탐색하던 중에 걸터앉은 밭고랑 끝자락에 씨뭉치만 남은 아주까리 한 그루를 발견했다.
엉덩이를 떨치고 일어나 아주까리 씨뭉치 하나를 땄다. 씨뭉치를 까서 나온 씨앗 다섯알을 호주머니에 넣었다.

"김 일병님, 아주까리 씨앗은 뭐하시려고요?"
서너달 늦은 후임 최 이병이 김 일병을 목격하고 궁금증을 건넸다.
"쉿!"
김 일병은 최 이병에게 바짝 다가가 얼굴을 묻고 검지 손가락을 일자로 세워 잎술에 댔다.

김 일병은 대민봉사 시간 내내 흥이 났다. 밭에서 작업한 배추가 가득 실린 손수레를  끌며 흥얼거렸다. 야릇한 감정이 찾아오기도 하고 우쭐한 기분이 감돌기도 했다. 여러 감정들이 뒤섞어 머리 속을 훼집었지만, 모든 감정은 통쾌한 기분에 초점이 맞춰졌다.

김 일병과 작업을 함께 하던 최 이병은 김 일병이 오후 들어 얼굴에 동그란 미소가 자주 그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모든 것이 궁금했다. 김 일병이 점심 이후부터 꼬인 실타래가 술술  풀리는 듯한 표정이 지속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무뚝뚝한 성격으로 농담도 못하는데 순수레를 끌며 "내님은 어디 있나?~~"라고 콧노래를 부르는 모습은 평소 김 일병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그렇다고 서너달 고참의 신상에 대해 꼬치꼬치 캐물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점심 시간 이후 아주까리 씨앗을 호주머니에 넣을 때부터 김 일병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는 것만 알 수 있을 뿐, 그 이상의 궁금증을 넘지 못했다.

어둑해질 무렵 배추밭 대민봉사는 끝났다. 소대원 전원이 부대 담장 개구멍으로 귀대했다. 대민봉사에 대한 중대장의 배려로 당일 점호가 생략되었다.

김 일병은 장비창고 뒤로 가 낮에 밭에서 거둬온 아주까리 씨앗을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내려다보면서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씨앗을 바라보며 고개를 갸웃거리기도 하고, 킁킁거리는  콧소리를 내기도 했다. 다섯알 중 세 알은 장비창고 외벽 아래 부분 구멍난 벽돌 속에 숨기고, 두 알은 호주머니에 다시 넣고 내부반으로 들어갔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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