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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일병과 아주까리 (2)
[잡글] 연재
기사입력 2018-11-08 오전 11:15:00 | 최종수정 2018-11-09 오전 9:58:55        

<이어서>

김 일병은 호주머니 속에 손을 넣고 아주까리 두 알을 만지작거리는 일이 즐거웠다. 내부반에서 쉬는 시간에 맨질맨질한 호주머니속 질감은 무료한 시간을 달래 주기도 했다. 씨앗의 촉감만이 김 일병의 즐거움은 아니었다. 불침번 순번을 기다리는 즐거움도 있었다.

김 일병 불침번 근무시간이 11시부터 12시까지 정해진 날이었다. 10시에 취침을 해 한 시간 가량 자고 일어나 다시 근무를 서야 하는 순번이었다. 잠이 들락말락할 시간에 다시 일어나 근무를 서야 하는 순번이라 소대원들이 가장 싫어하는 불침번 순번이다. 서너시간 잠을 자고 새벽 두 세시 일어나 한 시간 근무시간 순번보다 잠을 더 못자는 순번이다. 불침번은 취침시작하는 시간이나 기상시간에 맞춰 끝나는 시간을 가장 선호한다. 여덟 시간 취침시간에 불침번 근무시간을 빼면 일곱시간 연속해서 잠을 잘 수 있기 때문이다.

소대원 전원이 11시 불침번은 최악의 근무조건이라서 싫어하지만, 김 일병은 거기에 더 한 악조건의 근무환경에 있다. 김 일병 침상 건너편 자리에 성질 고약한 오 병장이 밤 11시만 되면 불침번 근무자에게 라면을 끓여오라고 한다.
불이 꺼진 어두운 내부반에서 쪼그리고 라면을 끊이는 일도 쉬운 일은 아니다.

오 병장은  불침번 근무자가 끓여준 라면을 혼자 먹는다. 불침번 근무자와 같이 먹기 위해 라면을 끓여먹자고 정중하게 제안하는 품위 있는 고참과는 달랐다. 피곤한 근무시간에 라면을 끓이는 것도 불만이지만, 졸병들도 먹고 싶은 라면을 혼자 먹는 장면을 바라보는 일도 곤혹스러운 일이었다.

소대에서 가장 악명이 높은 고참으로 축구경기 할 때 자신이 골을 넣지 못하면 그날은 패스를 안해준 졸병들을 모아 놓고 군기를 잡을 정도로 지독한 독종이다. 종일 아령을 들고 다닐 정도로 운동에 집착해 체력도 상당하다. 졸병들은 감히 하극상을 놓을 수 없는 위엄도 뿜고 있다.

그날도 어김없이 오 병장은 내부반 불침번 근무중인 김 일병에게 라면을 끓여 올 것을 명령했다. 김 일병은 다른 때와는 다르게 오 병장이 라면을 끓여달라고 말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마음먹은 일들을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에 악조건의 불침번 근무를 기다렸다.

김 일병은 "신속하게 끓여서 올리겠습니다!"라고 답변하고 내무반 출입구에 쪼그려 앉아 버너에 불을 붙이고 냄비에 물을 부었다. 물이 끓는 사이 호주머니를 뒤져 아주까리 두 알을 꺼내 바닥에 으깨 냄비 속에 슬그머니 담갔다.

다음날,
위세당당했던 오 병장이 새벽 6시 기상점호 시간에 허리를 꾸부정하게 숙이고 엉덩이가 최대한 흔들리지 않게 걸음하는 모습이 마치 만화영화에서 나오는 덜떨어진 바보처럼 보였다.

이 장면을 바라보고 있던 김 일병은 형형할 수 없는 쾌감과 억누를 수 없는기쁨이 교차했다.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기 위해 혀를 여러번 깨물고 허벅지를 꼬집었다. 애써 시선을 피해 먼 산을 올려다보았다. 오 병장에게 당한 일들을 되새기면서 처절한 복수극을 성공시켰다고 내심 흐뭇했다.

지난밤 김 일병이 아주까리 두알을 으깨어 넣어 끓인 라면을 먹은 오 병장에게 설사 효과는 두 세시간 지나 최 이병 불침번 근무시간인 새벽 세시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오 병장은 벌떡 일어나 화장실을 다녀온 뒤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다시 침상에 누웠다. 누운지 채 20 여분이 지나지 않아 두루마기 화장지를 통채로 들고 다시 화장실로 달려갔다.  최 이병에도 오 병장은 악질고참이었다. 누나가 없다고 수시로 핀잔을 주고 자신의 양말이나 속옷을 세탁해 오라는 인간말종 고참이었다.

오 병장의 뱃속에는 지난 밤 먹은 라면 속 아주까리 성분이 끝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었다. 기상시간에도 연병장으로 먼저 나오지 않고 화장실로 내달음쳤다. 기상시간에 늦게 나왔다고 당직소대장에게 혼쭐이 나면서도 사정하듯 돌아서서 화장실로 향했다.

오전 훈련에도 오 병장이 나왔다가 훈련이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다시 화장실로 직행했다. 오 병장은 설사의  원인을 확인할  여유조차 없는 뱃속 전쟁을 치뤘다. 내부반에 비취된 비상약을 먹기는 했지만 아무런 차단효과가 없었다.

김 일병은 입대 전에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생각났다.  할아버지가 가르쳐준 아주까리 성분의 효과를 악질고참을 상대로 생체실험(?)에 성공했다. 김 일병의 군대생활을 돕기 위해 할아버지가 어떠한 계시를 했다고 믿고 있었다.

"김  일병님, 혹시 그때 아주까리를?"
김 일병이 아주까리를 소유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최 이병이 물었다.
"쉿! 틀키면 다 죽어"

최 이병은 입대하기 전 말로만 듣던 고참 괴롭히기를 김 일병을 통해 현실로 직면했다. 최 이병은 오 병장의 엉거주춤한 자세로 걷는 모습과 바보가 된 몰골이 통쾌했지만, 김 일병처럼 주도면밀한 순발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형이었다. 후폭풍이 두려워 통쾌함 보다는 졸아 있는 감정이 내내 지속됐다. 오 병장이 처다볼 때마다 혹시 자신을 의심하지 않나 하는 생각 때문에 소름이 오싹 돋았다.

오 병장의 설사는 삼일째 계속됐다./이재숲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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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일병과 아주까리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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