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나성후

각종 지역 행사를 보면 동원되는 청중이 많다. 이통장이나 보조금을 받는 단체는 인원이 할당되니 울며 겨자 먹기로 참석하고 있다. 관련 공무원들도 업무를 미루고 행사에 동원된다. 행사 내용은 내빈소개, 기념사와 축사, 답사 등이 지루하게 이어지고 참석한 회원들은 박수부대가 된다.

소개할 때, 축사할 때, 축사 끝날 때, 이석할 때 박수를 유도하고 있다. 전국 어디나 마찬가지이다.

각 단체나 기관의 행사에는 회원이나 구성원이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 노인의 날은 노인이, 여성의 날은 여성이, 장애인의 날은 장애인이 주인공이 되어야 하고,주관은 그 단체의 장이 하면 된다. 단하의 의자에 앉아 있는 시민이 응당 귀빈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시민과 지역을 위해 열심히 일하라고 뽑아주었는데, 조그마한 행사에도 지자체장과 의원들이 대거 참석하여, 자신들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을 볼 때마다, 아쉬움과 상실감이 드는 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렇듯 행사문화가 잘못인 줄 알지만 아무도 말을 하지 못 한다.
예산지원이라는 칼자루를 그들이 쥐고 있기 때문이다. 주인은 시민이고 국민인데...

필자가 살고 있는 계룡시부터 행사문화를 바꾸었으면 한다. “나비효과”라는 것이 있다. 브라질 나비의 날갯짓이 번지고 번져서 텍사스에는 토네이도가 된다는 이론이다. 1차 세계대전은 오스트리아의 프란츠 페르디난트가 암살을 당하는 조그만 사견에서 촉발되었고, 범서방파 정운호의 도박 사건에서 출발하여, 최순실 게이트가 되고 대통령이 탄핵되는 대사건이 된 것이다. 이런 나비효과를 증명하는 사례는 한 두 가지가 아니다.

풍요로운 강소도시 계룡에서부터 행사문화가 바뀌고 이것이 나비효과가 되어 전국으로 번져서, 대한민국의 행사문화가 바뀌는 날을 기대해 본다.
선출직 공무원이 시민을 위하여 좋은 역할을 해달라고 권한을 부여해 준 것이지, 행사의 주인공이 되고 행사용 지자체장이 되라고 뽑아 준 게 아니다. 이제 시민이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 시장이 되면 꼭 일대 개혁을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