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계룡軍문화축제 기간 시민들에게 실물 포토존으로 제공한 계룡시 금암동 3번지 일대 백일홍 단지가 여름내 고온다습한 기온이 지속되면서 꽃의 개화 이후 지는 속도가 빠르게 진행돼 만개한 꽃들 지나갔다.
아롱다롱한 빛을 자랑하던 꽃들은 지난주부터 시들기 시작하더니, 점점 검고 마른 체형으로 체질이 변화되고 있다.
시각을 달리하면 시든 꽃밭의 배경도 훌륭한 스튜디오가 된다.
화려하고 빛나는 대상만 시각적 만족감을 주는 것은 아니다. 화려한 꽃 앞에서 사람의 모습은 오히려 빛을 발하는 경우가 있지만, 볼품 없는 대상과 사람이 비교되면 사람이 빛날 수밖에 없다.
화려한 대상만 추구하는 사람들이 발견하지 못하는 시상도 떠올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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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그러니
붉고 노란 물결로
사람들을 불러 모으던 꽃밭,
웃음과 포즈,
찰칵-빛으로 남던 시간들.
시든 꽃잎이 바람에 흩날리고,
발길마저 멈춘 자리에
씨앗만 남아
허공을 바라본다.
사진 속 환한 얼굴들은
이미 다른 계절로 떠났다.
덩그러니,
남겨진 것은 기억뿐.
꽃이 피고 지듯
사람의 발길도 머물다 사라지지만,
이 빈 자리, 시든 꽃은 알고 있다.
이곳에
노래와 웃음이 있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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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홍 포토존 운영 주최 측은 "꽃이 시들어가고 있어도 계룡軍문화축제 기간 지속해서 운영한다"며 "백일홍은 사진작품 소품보다 문학작품 창작 소재가 되기를 원했던 모양"이라며 꽃이 지는 아쉬움을 위안 삼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