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을 군 출신으로 뽑아 줬으니까 이제 예비역들은 좀 조용하려나? 시정운영은 시장 한명으로 족하다. 군 출신 시장이 충분히 군인들의 입장을 대변할 것이니 다른 군인 출신들은 좀 빠져줬으면 좋겠다."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끝나고 한 유권자가 하는 소리다.
육군 예비역 이응우 대령이 제6대 계룡시장 당선자로 확정되어 인수위원회를 통해 취임을 준비하고 있다. 인수위원회 역할은 당선자의 소신과 철학을 실무 공무원들에게 전달해 빠르게 시정운영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이다.
인수위원회는 지난 행정의 연장선상에서 심도 깊은 논의를 통해 당선자와 공무원들의 업무에 효율성을 기해야 한다. 계룡시에서는 법률에 의한 인수위원회 역할과 같은 경험이 없어 좌충우돌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으나, 취임 이전까지 당선자와 실무자들의 생각을 교환해 시정목표를 삼아야 한다.
이번 당선자는 직업군인 출신이다. 그동안 직업군인 출신들이 입이 마르도록 한 소리가 있다. 최홍묵 계룡시장이 군 출신이 아니라서 계룡대와의 업무협의에 무능하다거나, 협조를 안 한다는 등의 소리가 자주 들렸다. 집행부는 이를 의식한 듯 각종 위원회나 부설기구 조직에 군 출신 인사들을 배려해 균형을 맞추려는 노력이 있었다.
이런 노력에도 직업군인 출신들은 만족하지 못하고 시장을 군 출신으로 바꿔야 한다는 논리가 지배적이었다. 이는 시장의 위치에서 오는 영향력에 자신들의 목소리를 담고 싶은 기대심리 때문이다.
직업군인 출신들의 희망대로 계룡시민들은 육군 예비역 출신을 시장으로 뽑았다. 시장이 군인출신이라면 모든 예비역들을 대신하고도 남는다. 하부조직에 군 출신은 이제 단 한명도 필요 없을지도 모른다.
특히 군 조직문화와 연결되는 계급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대령 이하 계급은 아예 시정운영에 관심을 갖지 말아야 지금까지 일부 군 출신들이 보여준 정서에 부합하는 일이다.
시민들이 시장을 군 출신으로 뽑아준 이유 중 하나는 더 이상 군 출신들이 지역사회에서 설치지 말 것을 요구한 표시라고 믿고 있다. 계룡시는 각종 위원회나 부설 조직 등에서 군 출신 인사를 철저하게 배제해야 민, 군화합의 균형이 맞는다.
당선자는 시민들이 소외감을 갖지 않도록 적극 배려하는 운영이 요구되고 있다. 자신들만 경험한 일방적인 군 문화의 강요로 거부감 있는 시정운영이 자질평가의 수단이 되어서는 안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