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뜻에 역행하는 계룡시 공무원 증원
[기고] 김학영 전 계룡시의회 의장
이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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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11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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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시의회(의장 박춘엽)는 작년 12월 공무원 정원을 15명 증원한 375명으로 하는 조례를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해당 조례안이 의안심사특별위원회(위원장 윤차원)에서 의원들 간에 의견이 일치하지 않자 윤차원 위원장이 회의를 직권으로 산회해 의결이 불발된 것을 의장이 본회의에 직권 상정하여 허남영(자유한국당) 윤차원(무소속) 의원이 퇴장 표결에 불참한 가운데 민주당 의원(5명)들에 의해 확정된 것이다.
기초자치단체 공무원 수를 정하는 데에는 인구와 면적이 중요한 요소이다. 인구가 많으면 당연히 공무원이 많아지지만 인구가 적어도 면적이 넓으면 행정지원이 어렵기 때문에 그만큼 공무원이 필요하다. 그래서 대다수 군(郡)의 경우 인구에 비해 공무원이 많다. 계룡시는 인구 4만4천여 명에 면적이 60㎢이다. 인구도 적고 면적도 작다. 이러한 규모에서 과연 공무원 증원이 필요한가? 행정안전부 지방지치분권실 통계자료(2017년 6월말 기준)에 의하면 공무원 1인당 주민수가 전국 기초자치단체 평균은 240명, 충청남도 15개 시·군 평균은 160명이며 계룡시는 124명이다. 계룡시는 전국 평균보다는 절반 가까운 116명이 적고 충청남도 평균 보다는 44명이 적은 수치이다.
한편 신도안면은 인구가 약 9천여 명인데 100% 군인 및 군인가족으로 이곳의 주민은 군인지역 특성상 일반 주민보다도 행정소요가 매우 적다. 필자가 군 생활과 의정활동 경험을 통해 볼 때 일반 주민의 절반도 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군인들이 신도안면 뿐만 아니라 금암동, 엄사면, 두마면 지역에도 많이 살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행정소요는 더욱 적을 것이다.
계룡시 2017년 공무원 인건비는 218억 원으로 전체 예산대비 14.6%를 차지하고 있다. 2018년 자체수입(지방세+세외수입) 221억 원을 감안하면 공무원 15명이 증원될 경우 자체수입으로 인건비 충당도 어렵게 될 것이다. 수년 전 몇 년 동안 인건비가 재정자립도에도 미치지 못하여 중앙정부로부터 패널티 까지 받으며 재정을 운영했던 바가 있는데 또 다시 그런 상황이 올 수 있다. 공무원 증원은 중앙정부 예산 증액과는 무관하기 때문에 인건비만큼은 고스란히 시 재정으로 부담해야 한다. 결국 시민을 위해 사용할 예산이 공무원 증원 인건비만큼 줄어드는 셈이다. 공무원 증원을 심사숙고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금 계룡시민들이 공무원들을 보는 시각은 어떨까? 지나가는 시민 10명에게 공무원 증원을 물어본다면 어떤 대답이 나올까? 아마도 한 명 찬성한다는 답변 듣기도 어려울 것이다. 대다수 시민들은 현재도 공무원 수가 많다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뿐만 아니라 행정서비스의 질도 수준이하라고 느낀다. 성실하게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들은 억울하겠지만 전반적으로 시민들이 느끼는 행정 체감도는 시민 눈높이에 한참 부족하게 느낀다.
이러한 현실에서 누구를 위해 그것도 의장 직권 상정으로 공무원 정원을 15명이나 늘이는 조례를 통과시킨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작년 7월 의회가 구성되고 시민들은 시장과 다수 의원이 같은 민주당인 점에 집행부 견제 감시를 우려해 온 바가 현실이 된 것이다. 이러한 폐해 때문에 국민들은 지방의원 정당공천제 폐지를 절대다수(80% 이상)가 찬성하고 있다.(지난 18대 대선 때 박근혜, 문재인 후보는 폐지 공약을 걸기도 했음. 결국 空約이 되었지만) 의회는 집행부를 견제 감시하는 기관이지 집행부 거수기 역할을 하는 기관이 아니다. 시장이 시민과 반하는 시정을 끌어갈 경우 의회는 단호히 시민 입장에서 견제해야 한다. 의장(의원)은 시장과 당이 같다 할지라도 본연의 견제 감시를 통해 건강한 갈등과 대립이 유지되어야 한다. 역할이 상반되는 의회와 집행부가 밀월 관계라면 그것은 정상이랄 수 없다.
공무원 증원은 문재인 대통령 공약사항으로 5년간 17만 4천명을 증원하겠다는 로드맵으로부터 올해 지방직을 1만 5천명을 증원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렇다하더라도 지방지치가 이루어지는 현실에서 중앙정부가 강제로 지방자치단체에 공무원을 증원시킬 수는 없다. 계룡시는 집행부와 의회가 합리적 판단으로 적절한 공무원 인력을 운영하면 될 일이다. 시민의 뜻과는 반대로 나가는 계룡시를 보면서 누구를 위한 행정인지 답답하기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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