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의원들이 올해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민원사항(?)이 자신들의 해외연수인 모양이다.

지난해 말 몇몇 기초의회(계룡 포함)는 4년치 의정비를 결정하는 의정비심의위원회가 열리던 시기에 세월호 사건 때문에 해외연수를 가지 못해 남았던 예산을 '지역경제가 어려워 지역민들과 고통분담을 함께 하겠다'는 취지로 반납하면서 대대적인 언론놀음을 한 적이 있다.

세월호 사건 때문에 국민정서의 뭇매를 맞을까봐 쓰지 못한 해외연수 비용을 자신들의 권익을 포기하겠다는 엉뚱한 명분을 내세웠다. 일부에서 기초의원 의정비를 삭감해야 한다는 여론이 조성되자, 느닷없이 2014년도 해외연수를 가지 않겠다고 의정비심의위원회 회의 며칠 전에 풀어놓은 작전이다.

최근 몇몇 기초의회가 서둘러 해외연수를 기획하고 이미 다녀온 지역도 있다. 해당 지역민들은 해외연수비용 반납 액션을 취한 지 불과 두 세달만에 해가 바뀌었다고 해외여행을 간다고 하니 곳곳에서 강도높은 비판 성명이 이어지고 있다.

기초의원들은 "올해는 올해다"라는 명분을 갖고 있지만, 속내는 그들이 올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민원사항(?)이 자신들의 해외여행이라는 점이다.

새해벽두부터 재빠른 해외연수 계획은 지난해 세월호 사건처럼 대형사건이 터지기 전에 후다닥 다녀오자는 목적이 포함되어 있다.

안타까운 점은, 주민들이 기초의원 뒤통수에 대고 손가락질 하거나 차가운 시선을 느끼지 못하는 점이 가장 큰 불행이다.

다행스러운 점은, 계룡의 경우 다른 지역과 다른 점이 있다. 자신들의 해외연수에 대해 모두 같은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지난 제3대 계룡시의원 중 김혜정 현 의장과 김대영, 이재운 전 의원들은 임기 중에 시민혈세로 해외연수를 가지 않겠다고 공약하고 실천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이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