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와 환자는 만나야 한다"고 했으면서
[책이야기] 정철, 카피책
이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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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3 11:12 | 최종 수정 2024.03.23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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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방에서 폐지 더미로 옮겨간 헌책 한 권이 눈에 들어왔다. 딸 녀석은 학생 때 어떤 책을 읽었는가 궁금해 슬쩍 집어 들고 사무실로 왔다.
책 내용은 카피라이터 정철 작가가 쓴 카피문구 이야기이다. 정철 작가는 노무현 대통령 서거 1주기를 기념한 "5월은 노무현 입니다"라는 카피를 쓴 작가로 알려져 있다. 정 작가가 카피문구에 대한 접근과 방법들, 지난 카피문구의 의미들을 소개한 책이다.
카피책 내용에 현재 국정과 의료대란을 연결시킬 수 있는 카피문구를 발견했다.
"의사와 환자는 만나야 합니다"
코로나19로 의료계에 원격진료가 필요한 상황이었으나, 당시 의사들은 원격진료를 반대했다. 원격진료는 환자들이 대형병원을 선호해 동네병원 의료시스템이 붕괴될 수 있다는 이유였다.
그러면서 의사들이 내건 카피다(물론 정 작가에게 의뢰한 카피문구다).
지금 의사 숫자를 늘리겠다는 정부의 정책에 의사들이 반발하면서 환자들을 만나지 않고 있다. 의료시스템 붕괴를 막으려면 의사들은 환자들을 만나야 한다고 강조하던 위선적 양심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다시 의료대란에 대응하기 위해 원격진료 시스템을 본격 도입하려고 한다는 소식이다. 의사들이 다시 "의사와 환자는 만나야 합니다"라고 외치며 병원으로 돌아오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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