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시 금암동 네거리 교차로에 지난 금요일 자유통일당과 박춘엽, 김갑선, 이장미, 김대영, 조광국 명의의 현수막 서 너장을 볼 수 있었다(사진). 이날은 황명선 국회의원이 계룡을 방문한 날로 알려졌다. 실제 황 의원은 계룡시민체육관에서 열린 태권도 대회장 등에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현수막이 걸린 장소는 선량한 시민들이 20년 넘게 “이곳은 운전자의 시야를 가려 사고 위험이 높은 곳이니, 현수막을 걸지 말아 달라”라는 민원 끝에, 시는 마침내 행정게시대까지 철거하고 현수막 게시를 금지했다(사진). 안전한 도로 환경을 위한 시민들의 승리였다.
그 승리는 오래가지 않았다. 교통안전을 위해 마련된 규제에도 불구하고, 일부 정치지방생이나 출마예정자들이 여전히 금암네거리에 자신들의 이해관계와 관련된 현수막을 내걸고 있다.
내용은 다르지만, 그 목적은 한결같다. 이름과 정치적 메시지를 알리는 일이다. 그 결과, 안전을 위해 어렵게 비운 공간은 또다시 정치인들의 전용으로 변해가고 있다.
이 문제는 단순한 미관 훼손 문제가 아니다. 운전자의 시선을 순간적으로 빼앗는 현수막은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운전자의 시선을 빼앗는 순간, 그것은 곧 ‘위험물’이 된다. 누군가 이 현수막을 보고 주의를 빼앗긴 사이 사고가 발생한다면, 그 피해는 단순한 ‘교통사고’가 아니라, ‘예견 가능한 위험을 무시한 결과’가 된다.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근간이다. 그러나 헌법이 보장하는 자유는 다른 기본권을 해치지 않는 범위 안에 있다. 생명과 안전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온전히 설 수 있다.
'현수막 정치인'들은 안전을 위한 시민 목소리가 자신들의 이름 석자 홍보하는 일보다 덜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정당활동을 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보다 중요한 정치가 과연 어디에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