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이 가족, 친지들과 함께 보내는 명절이라면, 보름 뒤 열리는 정월대보름 잔치는 마을 공동체가 함께 하는 명절이다.
마을에 있었던 지난 액운을 물리치고 새해 소원을 빌어 마을의 번영을 기원하는 명절이다. 액운을 물리치는 방법으로 불을 사용하기도 하고 묵은 바가지를 깨기도 한다. 먹는 것으로 액운을 물리치기도 한다. 나물과 오곡밥은 온갖 잡기를 물리치는 오행음식이다. 딱딱한 견과류를 까먹기도 한다. 다가오는 험난한 세상을 헤쳐나갈 수 있는 기운을 미리 만들기 위함이다.
설 명절은 집안 어른들이 자식들에게 대접을 받는 날이지만, 대보름 명절은 동네 잡일이나 심부름을 도맡아왔던 마을 이장이 일년 중에 가장 큰 대우를 받는 날이다.
동네 사람들 심부름을 도맡아준 감사의 표시와 앞으로도 동네를 잘 살펴달라는 의사를 표시하는 날이다. 마을에서는 이장이 필요한 생필품들을 모아 주기도 하고 돈을 걷어 모조(某條)를 챙겨주기도 한다.
지역 사회 구성원으로 주변에 동네 일을 맡고 있는 우리 동네 이장이 누구인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일년에 한번은 낯선 이장이라고 해도 동네 사람으로서 인사 한번 하는 것은 어떨까? 마을 사람이 찾아와 인사하는데 귀찮아 하는 이장은 없다.
오는 2월 9일(일)과 10일(월) 이틀에 걸쳐 두마면 대실지구(다이소 옆 공터)에서 정월대보름을 맞아 민속장터(계룡소상공인연합회 주최)를 운영한다. 부대행사 중 하나로 이장들에게 감사를 표시하기 위해 ‘이장님들의 시간’이라는 특별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동네 일에 관심이 없어 우리 동네(또는 우리 아파트) 이장이 누군인지 모르는 주민들은 이날 확인할 수 있다.
* 모조(某條): 옛 어른들은 대보름에 동네 사람들이 돈을 걷어 이장한테 주는 돈을 ‘모조’라 하였는데 모조는 ‘조건’을 뜻한다. 이장은 마을 일을 잘 살펴달라는 '조건'이 걸린 셈이다. 지금은 행정기관에서 모조(수당)를 지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