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시지 제1월 412쪽


『계룡시지』 제1권 412쪽(위_사진)에는 농소리 마을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특정 인물에 대해 지나치게 개인적이고 감성적인 묘사가 등장해, 공공기록물로서의 정체성과 기준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

문제의 지면은 “강00의 꿈”이라는 제목 하에, 농소리 출신 강00 씨에 대한 개인적인 성장기와 성공담을 서술하고 있다. “10남매 중 5번째”, “뒤늦게 검정고시를 통해 대학 진학”, “마을조직가”, “희망을 잃지 않고…” 등과 같은 문장은 마치 한 인물의 전기문이나 수기 에세이를 읽는 듯한 인상을 준다. 과연 이러한 내용이 지역사를 담는 시지에 수록될 만한 공공성과 사료적 가치를 지니는가.

공공기록물은 특정 개인을 돋보이게 하거나 감정을 이입해 성공담으로 포장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 그 목적은 지역 공동체의 구조와 변화를 집합적으로 기술하고, 후대가 참고할 수 있는 ‘공적 정보’를 정제하여 전달하는 데 있다. ‘강흥식의 꿈’이라는 표현은 기록자의 주관적 감상이 개입된 문장일 뿐 아니라, 특정 인물에 대한 무비판적 미화로 읽힐 수 있어 객관성·형평성 모두에 위배된다.

더욱이 강 씨는 역사적 인물이 아닌 현재 계룡시에 거주하며 사회활동하고 있는 주민 중 한 명이다. 공적 직위를 지냈다 해도, 사생활이나 가족사를 시지에 상세히 담는 것은 사적 기록의 영역이다. 이는 단순한 편집 스타일 문제가 아니라, 공공기록물의 공정성과 사료성을 훼손하는 심각한 사례로 보아야 한다.

시지에 수록될 수 있는 인물 서술은 반드시 객관적 공적 근거에 기반해, 특정 활동이나 단체 중심의 기술 방식으로 제한되어야 한다. 정감 어린 표현이나 미담은 문학작품에서 사용할 수 있으나, 행정 기록물에서는 감정의 과잉이 독자의 신뢰를 해치는 요인이 된다.

지역의 역사를 기록하는 일은 그 자체로 무거운 공공적 책임을 수반한다. 기록물 집필자는 특정 개인이나 감성적 서사를 우선하기보다, 전체 시민의 눈높이에서 공정하고 검증 가능한 정보를 전달하려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 기록은 감상이 아니라 사실이다.